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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몬티홀 딜레마에 빠지다

몬티홀 딜레마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아, 나 그거 알아. 스타크래프트 맵이잖아' 라고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오늘 우연히 접하게 된 간단한 수학 문제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수학과 담을 쌓고 살아왔는데 이 문제 때문에 하루종일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문제는 이렇습니다.

세 개의 문이 있고, 한 개의 문 뒤에는 승용차가, 나머지 두 개의 문 뒤에는 염소가 있습니다. 출연자가 이 중 승용차가 있는 문을 선택하면 승용차를 받을 수 있지만, 염소가 있는 문을 고르면 아무 것도 받지 못합니다.

A, B, C 세개의 문 중에서 출연자가 A를 선택했을 때, B와 C 중 적어도 한 개의 문 뒤에는 염소가 있겠죠. 염소와 승용차가 어디 있는지 미리 알고 있는 진행자는 염소가 있는 문을 열어 출연자에게 보여주고, 처음에 선택한 문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문을 바꿀 것인지 물어봅니다. 이 때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요?


미국의 TV 프로그램 '거래를 하자(Let's Make a Deal)'에서 유래된 문제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이름이 몬티홀이었기 때문에 몬티홀 딜레마라는 이름이 붙었죠.

이 문제는 잡지 'Parade'의 '메릴린에게 물어보세요(Ask Marilyn)' 칼럼에서 다루어지며 미국에 상당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메릴린이란 분은 아이큐 228로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똑똑했는데, 그 분의 답변에 대해 수백 명의 수학자를 포함하여 무려 만여 명이 틀렸다고 주장했다고 하네요.

전 어땠냐고요? 오전 3시간 동안은 저 만여 명에 동참했었습니다.-.-;;


정답은...
문을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입니다.
선택을 바꾸면 확률이 1/3에서 2/3로 높아지기 때문이죠.


얼핏 생각하면 문을 바꾸나 안 바꾸나 확률은 똑같이 1/2 일 것 같습니다.
아니 깊이 생각해봐도 사회자가 문을 열고 나서부터는 문이 2개이고 그 중의 하나가 자동차이니 확률이 1/2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회자가 문을 연 시점에서 모집단의 수가 변했으니 확률은 다시 계산되어야 하는게 맞다고 확신하며 저 IQ 228의 천재를 비웃었습니다만 결과는 저의 처참한 패배였습니다. 그나마 수백 명의 수학자들도 같이 빠진 딜레마라는게 위안입니다.

이 포스트를 쓰며 잠시 몬티홀을 검색을 보니 저랑 비슷한 오류에 빠져서 헤매는 분들이 많더군요. 장황하게 1/2이라고 주장을 하며 논리를 펴시지만 틀렸답니다.^^

이 몬티홀 딜레마는 인간의 직관에 의한 예측과 수학적 확률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설명을 자세하게 쓸까 하다가 쓰다 보니 더 헷갈리는 것 같아 링크를 걸어 두겠습니다. 1/2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위키피디아(한국어)
위키피디아
그 외(맨 아래 부분에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되시면 문제를 이렇게 바꿔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10개의 문 중 1개의 문 뒤에 자동차가 있고 9개의 문 뒤에 염소가 있습니다. 출연자가 1개의 문을 선택하자 진행자가 염소가 있는 8개의 문을 열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서 묻습니다. 문을 바꾸시겠습니까?


PS. 그 후에 실제로 어떤 수학자가 몬티홀 딜레마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고 합니다. 결과는 선택을 바꾸었더니 확률이 2배 증가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