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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에너자이저 MAX, 네 정체는 뭐냐?

제 중국산 MP3 플레이어는 AAA 사이즈의 충전지와 건전지를 사용합니다.
여태까지는 거의 충전지를 사용했었는데, 얼마전부터 충전지의 성능도 떨어지고, 충전하는게 귀찮기도 해서 건전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슈퍼에서 에너자이저 2개들이 1셋이 1,200원 (그러니까 개당 600원)에 팔더군요. 아무래도 동네 슈퍼다 보니 인터넷쇼핑몰보다야 비쌌지만 많이 쓰는게 아니라서 그 정도는 감수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은 며칠 전 편의점에서 발생했습니다.
건전지가 필요해서 편의점에 들렀는데...

에너자이저 2개들이 1셋을 무려 2,300원 (즉, 개당 1,15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놀란 마음을 누르며, 자세히 살펴보니 MAX란 글자가 보이더군요.

아, 신제품이구나...그래도 너무 비싼데... 편의점이라서 그런가?

이런 생각을 하며 갈등을 하다 결국 2,300원을 주고 에너자이저 MAX를 사고 말았습니다. 비싼 값을 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화면 좌상단에 선명하게 써 있는 NEW 더 오래갑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보니 2,300원까지는 안 가더더라도 꽤나 비싸더군요. 기존 에너자이저보다 2배의 가격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장난 삼아 제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건전지 성능테스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호기심으로 했던 건전지 성능 테스트는 절 좌절시키고 말았습니다.

제 중국산 MP3 플레이어로 WMA를 연속 재생시켜 보았는데...
기존 에너자이저의 경우 16시간 12분을 재생시키더군요.
그렇다면 저 비싼 에너자이저 MAX는...?

똑같이 16시간 12분을 재생시켰습니다.-.-;;

한동안 패닉에 빠져있다 나름대로 가설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가설 1 : 에너자이저 MAX가 성능향상이 있기는 하나 테스트 오차 범위에 있을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가설 2 : 에너자이저 MAX는 에너자이저에서 가격을 올리기 위해 만든 눈가림용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가설 3 : 포장만 에너자이저 MAX이고, 실제 건전지는 에너자이저이다.
가설 4 : 내 MP3 플레이어는 뛰어난 에너자이저 MAX의 성능 향상을 알아차리지 못할만큼 후지다.

우스운 것은 포장을 벗기고 나면 에너자이저와 에너자이저 MAX를 구별할 수 없다는 겁니다. 디자인도 똑같고 건전지에 MAX라고 써있는 것 아니고, 차이가 있다면 원산지 정도 뿐입니다.

진실이 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전 다시는 에너자이저 MAX를 사지 않을 겁니다.-.-;;